한국드라마의 대부인 故 신현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장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8시 30분 거행됐다.
이날 오랜 파트너인 김수현 작가는 추도사를 통해 그동안 신 회장이 자신의 비서실장을 자처하며, 무한한 애정을 쏟았지만 정작 본인은 고인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했다며 애도를 표했다.
또,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에 통화도 했다며 이번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일을 놓지 않았던 사람, 일 밖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 당신이 우리나라 대중문화예술에 기여한 공을 이 사회가 제대로 알아주든 몰라주든, 특유의 친화력과 열정으로 다른 이 열배 스무배 많은 일을 했던 사람으로 당신은, 우리들의 기억 속에 계속 살아 있을 것”이라며 고인을 추억했다.
한편 신 회장은 1980년 자신이 설립한 삼화네트웍스에서, 현재 방영중인 KBS 주말드라마 <사랑을 믿어요>를 비롯해 인기리에 방송된 <제빵왕 김탁구> <인생은 아름다워> <목욕탕집 남자들> <엄마가 뿔났다> 등 히트 드라마만 50여 편을 제작했다.
고인은 당대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손꼽히는 김수현 작가와 함께 그동안 줄곧 작품 활동을 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고인에게 은관문화훈장(2등급)을 추서했다. 향년 66세.
다음은 김수현 작가의 추도사 전문(全文).
신현택 회장, 신 회장.
선하나 그어 놓고 삶과 죽음이 이쪽 저쪽 우리 삶 속에서 함께 눈 맞추고 웃고 떠들고 여행 하고 일도 하면서 이십년 넘는 세월이었습니다. 영원한 친구, 영원한 파트너 김수현의 비서실장을 자처하며 내가 찾으면 하시라도 달려 와줬던 당신이, 이제 아무리 불러도 달려와 줄 수가 없는 저쪽 세상이라는 게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저편 세상으로 넘어서기 전날, 마지막 인사로 그대 손을 잡고 “신 회장, 괜찮아 당신은 이길 거야. 신현택이 누군데 겁내지 마. 겁낼 거 하나도 없어요.” 했더니 산소호흡기 안에서 가만한 소리로 “겁낼 단계 지났어.” 했었죠.
바로 며칠 전에도 전화로 일 얘기를 했었는데 그렇게 갑자기 무너질 수가 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질 않습니다.
신 회장, 이 미련한 이야.
사람이 한평생 쓰는 에너지는 태어날 때 이미 결정돼 있다니까 제발 너무 과로하지 말고, 일 욕심 좀 그만부리고, 사람 좀 덜 만나고, 말 좀 덜하라고, 그러다 오래 못산다고 그렇게 잔소리를 했건만 결국은 이렇게 남은 사람 주저앉게 만드나요?
“신현택입니다아~” 언제나 에너지 넘쳤던 걸걸한 전화 첫 소리가 귀에 쟁쟁한데, 이승의 무거운 옷 벗어 버리고 새털같이 가벼운 당신 영혼은 지금 어디쯤에서 어떤 순서에 있나요?
마지막 순간까지 일을 놓지 않았던 사람, 일 밖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사람. 당신이 우리나라 대중문화예술에 기여한 공을 이 사회가 제대로 알아주든 몰라주든, 특유의 친화력과 열정으로 다른 이 열배 스무배 많은 일을 했던 사람으로 당신은, 우리들의 기억 속에 계속 살아 있을 겁니다.
신 회장. 모쪼록 낯선 세상에 당황하지 말고 이쪽은 걱정 말고, 외로워하지도 말고, 우리 다시 만날 날 머잖았으니 평안 속에서 빛으로 쉬며 우리를 기다려 주기 바랍니다.
까탈스런 나를 긴 세월 참아줬던 신 회장 많이 고마웠고 미안합니다. 이렇게 지붕이 날아간 것 같은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살가웠을 걸 내가 너무나 모자랐습니다. 부디 괜찮아 이해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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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헌 기자